지인에게 사업 자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분이 차용금 사기로 고소당했습니다. 돈을 빌린 것도, 다 갚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사기죄는 “갚지 못했다”가 아니라 “빌릴 때부터 속였다”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전재욱 변호사가 피의자 변호인으로 차용 당시의 사정을 자료로 다시 구성했고, 검사는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 사건 개요
| 사건 유형 | 사기 피의사건 |
| 의뢰인 | 소규모 자영업자 — 피의자 |
| 고소인 | 돈을 빌려준 지인 |
| 고소 금액 | 차용금 |
| 결과 | 불기소 — 혐의없음(증거불충분) |
| 수행 | 전재욱 형사전문변호사 (피의자 변호인, 담당변호사로 직접 수행) |
의뢰 배경 — 못 갚은 돈이 “사기”가 됐습니다
의뢰인은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자 오래 알고 지낸 지인에게 돈을 빌려 매장 운영비와 거래처 대금으로 썼고, 몇 달간 약정한 이자를 보내다가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원금을 갚지 못했습니다. 고소인은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돈을 가져갔다”며 사기로 고소했습니다. 고소장에는 의뢰인이 당시 다른 빚이 있었다는 점, 결국 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점이 적혀 있었습니다.
돈을 빌려 갚지 못한 사건에서 나오는 사기 고소는 대개 이런 모습입니다. 차용 사실과 미변제 사실은 다툴 수 없고, 고소인은 그 결과만으로 “속였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빌릴 때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나중에 못 갚았어도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사기죄는 아닙니다. 이 경계를 어느 쪽 자료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사건의 전부였습니다.
쟁점과 대응 — 판단 시점은 “빌릴 때”입니다
대법원은 차용금 사기에서 편취의 범의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과 방법을 이렇게 정리해 왔습니다.
“차용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피고인이 차용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에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고,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10770 판결
또한 빌려준 쪽이 빌린 쪽의 사정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경우에 대해서는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그래서 대응은 “갚겠다”는 약속이나 사과가 아니라, 차용 당시의 객관적 사정을 자료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 차용 당시의 재력 — 차용 직전 수개월의 매출 자료와 통장 거래내역, 보유 자산 등으로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영업하며 수입이 있었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차용 당시 연체가 없었다는 점도 금융거래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 돈의 사용처 — 빌린 돈이 말한 용도 그대로 쓰였다는 점을 계좌 흐름으로 입증했습니다. 개인 용도로 돌리거나 숨긴 돈이 없다는 것은 편취 의사가 없었다는 가장 직접적인 사정입니다.
- 변제 이력 — 차용 후 수개월간 약정 이자를 빠짐없이 송금한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이자를 꾸준히 보내지 않습니다.
- 고소인의 인식 — 메신저 대화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고소인이 변제가 늦어질 위험을 알고 빌려준 것이지 허위 사실에 속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였습니다.
- 조사 진술 관리 — 변호인이 조사에 동석해, “결과적으로 못 갚았다”는 사실 인정이 “처음부터 갚을 수 없었다”는 진술로 번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차용금 사기 사건은 조사실에서 “그때도 사정이 어려웠다”는 한마디가 편취 범의의 자백처럼 조서에 남는 일이 많습니다.
불기소 처분 —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검사는 차용 당시 의뢰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일 없이 수사 단계에서 끝났습니다.
의뢰인에게 남은 것은 형사책임이 아니라 민사상 채무만 남았습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
- 차용금 사기는 “못 갚았다”가 아니라 “빌릴 때 속였다”의 싸움입니다. 미변제 사실을 변명하려 하기보다, 차용 당시의 재력·사용처·변제 이력·상대방의 인식을 자료로 재구성하는 쪽이 훨씬 강합니다.
- 이자 송금 내역 하나가 고소장 열 장을 이깁니다.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던 사람의 행동과 갚으려다 못 갚은 사람의 행동은 통장에 다르게 남습니다. 그 흔적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변호인의 일입니다.
- 빌려준 사람이 내 사정을 알고 있었다면 그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2도14516 판결이 말하듯, 위험을 알고 빌려준 경우에는 허위 사실을 말한 사정이 없는 한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첫 조사 전에 변호인을 선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때도 어려웠다”는 솔직한 한마디가 조서에서는 편취 범의의 자백으로 읽힙니다. 사실을 숨기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의 어떤 사정인지 정확히 말하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돈을 떼인 입장에서 사기 고소를 준비하는 분은 「형사 고소 절차 총정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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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변호사 법률사무소 부광 전재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