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맞았는데 왜 저도 피의자인가요?” 쌍방폭행으로 조사받게 된 분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입니다. 법은 분명 정당방위를 인정하지만, 법원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한 행위는 먼저 맞았더라도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거듭 판단해 왔습니다. 반대로 겉으로는 싸움처럼 보여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다른 쪽은 벗어나려 했을 뿐이라면 상해를 입혔어도 무죄가 됩니다. 두 경우를 가르는 것은 ‘누가 먼저’가 아니라 ‘맞받아 공격했는가, 벗어나려 했는가’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1월 현재의 형법 제21조와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정당방위 성립요건, 싸움에서 정당방위가 부정되는 이유, 그럼에도 인정되는 경우, 침해의 ‘현재성’과 반격, 과잉방위, 경찰 조사에서 인정받기 위한 증거와 진술을 정리한 안내입니다. 상해 여부와 진단서의 증명력은 상해죄 처벌 칼럼에서 다루었습니다.
📌 이 글의 핵심 요약
- 정당방위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21조 제1항). 상당성은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과 완급,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을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13도2168).
-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맞고 되받아친 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여서 정당방위도 과잉방위도 아닙니다(2000도228, 2020도15812). 쌍방폭행 사건의 대부분이 여기에 걸립니다.
- 그러나 한쪽이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상대는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쓴 경우, 그것이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 아닌 한 위법성이 조각됩니다(2009도12958 — 집에 찾아와 구타한 사람들에게 발버둥치다 상해를 입힌 사건 무죄).
- 침해의 ‘현재성’은 공격이 형식적으로 끝났는지가 아니라 침해 상황이 종료되었는지로 보고, 방위행위에는 적극적 반격도 포함됩니다(2023년 대법원 2020도6874). 정도를 넘으면 과잉방위로 감경·면제될 수 있고, 야간의 공포·경악·흥분·당황 때문이면 처벌하지 않습니다(제21조 제2항·제3항).
목차
정당방위란?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21조 제1항). 폭행·상해 같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라도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되지 않는 사유입니다. 정도를 초과한 방위행위는 과잉방위로 형을 감경·면제할 수 있고(같은 조 제2항), 그 초과가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의 공포·경악·흥분·당황 때문이면 처벌하지 않습니다(제3항). 정당방위에 이르지 않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소극적 저항은 정당행위(제20조)로 역시 처벌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의정부변호사 법률사무소 부광 전재욱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형사법 전문 등록)가 작성했습니다. 법률사무소 부광은 의정부지방법원·의정부지방공소청 앞 법전빌딩에서 쌍방폭행·상해 사건의 경찰 조사와 공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
(2000도228)
(2009도12958)
(제21조 제3항)
1. 정당방위 성립요건 — 조문의 네 가지 요소
정당방위 성립요건은 형법 제21조 제1항의 문장 그대로 네 가지입니다.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을 것, ②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위한 것일 것, ③ 방위하기 위한 행위일 것, ④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 대법원은 이 요건과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하므로, 위법하지 않은 정당한 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이때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는 침해행위에 의해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방위행위에 의해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들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자기의 법익뿐 아니라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형법 제21조의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도2168 판결
네 요건 중 실무에서 사건을 가르는 것은 ①의 ‘현재'(4번)와 ③의 ‘방위하기 위한'(2·3번), 그리고 ④의 ‘상당한 이유'(5번)입니다. ‘부당한’ 침해여야 하므로 경찰관의 적법한 체포처럼 위법하지 않은 침해에 대해서는 정당방위가 없고, 반대로 위 판결처럼 경찰관이 적법절차 없이 실력으로 연행하려 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저항이 정당방위가 될 수 있습니다. 타인을 위한 방위도 됩니다. 가족이나 행인이 공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행위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 왜 싸움에서는 정당방위가 안 되나요
먼저 맞고 되받아친 사람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그 행위가 ‘방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어와 공격을 겸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의 표현은 이렇습니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정당방위를 기대할 만했습니다. 만취한 처남이 누나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는 것을 본 피고인이 처남과 싸우게 되었고, 85kg의 처남이 62kg의 피고인을 침대에 넘어뜨려 가슴 위에 올라타 목을 눌러 호흡이 곤란해진 피고인이 침대 위에 있던 과도로 처남의 허벅지를 찔렀습니다. 2심은 과잉방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벌어진 일이라며 과잉방위조차 부정하고 파기했습니다. 싸움으로 평가되면 정당방위뿐 아니라 과잉방위의 감경·면제도 없다는 점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2021년 판결도 같습니다. 피고인이 상당 시간 상대의 모자를 치고 뒷목을 잡아당기고 멱살을 잡아 벽에 밀치는 다툼을 벌인 뒤, 자리를 피하려는 피고인을 상대가 계단에서 붙잡자 거세게 뿌리쳐 상대가 넘어져 다친 사건에서, 대법원은 “싸움 과정에서 일어난 공격행위”로서 정당방위도 과잉방위도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도15812 판결). 마지막 행위만 떼어 보면 ‘뿌리친 것’이지만, 그 앞의 다툼 전체가 평가 대상이 된 것입니다. 경찰이 쌍방폭행 사건에서 양쪽을 모두 입건하는 이유가 바로 이 법리입니다.
3. 싸움처럼 보여도 인정되는 경우 — 벗어나기 위한 저항
그렇다고 상대가 다쳤으면 무조건 쌍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겉모습이 싸움이어도 실질이 일방적 공격과 그로부터의 저항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봅니다.
“맞붙어 싸움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는 공격행위와 방어행위가 연달아 행하여지고 방어행위가 동시에 공격행위인 양면적 성격을 띠어서 어느 한쪽 당사자의 행위만을 가려내어 방어를 위한 ‘정당행위’라거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서로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위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고 평가되지 아니하는 한, 이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과 남편의 관계를 의심한 여성이 전날부터 수십 회 협박 문자와 전화를 하고, 당일 아들 등 네 명과 함께 피고인의 아파트에 찾아와 현관문을 발로 차다가, 문이 열리자 피고인을 밀치고 신발을 신은 채 거실로 들어와 아들과 함께 구타했습니다. 피고인은 벗어나려고 손을 휘저으며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상해를 입혔고, 싸움을 말리는 틈에 안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심·2심·대법원 모두 무죄였습니다.
2번과 3번을 가르는 표지는 분명합니다. 공격 의사가 있었는가, 벗어나려 했는가. 상대를 향해 주먹을 내지르거나 쫓아가 가격한 흔적이 있으면 2번이고, 뿌리치고·밀어내고·피하고·신고한 흔적이 있으면 3번입니다.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 되는 순간 저항은 싸움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정당방위 사건의 증거는 상처의 크기가 아니라 행위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합니다(7번).
4. ‘현재’의 침해와 반격 — 끝난 뒤의 가격은 보복입니다
정당방위는 침해가 ‘현재’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상대가 때리고 돌아선 뒤 쫓아가 때리면 방위가 아니라 보복이고, 아직 때리지 않은 상대를 “때릴 것 같아서” 먼저 때리면 방위가 아니라 선제공격입니다. 그런데 ‘현재’를 너무 좁게 보면 정당방위가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대법원은 2023년 판결에서 현재성의 폭과 반격의 허용 범위를 정했습니다.
“‘침해의 현재성’이란 침해행위가 형식적으로 기수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침해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일련의 연속되는 행위로 인해 침해상황이 중단되지 아니하거나 일시 중단되더라도 추가 침해가 곧바로 발생할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중 일부 행위가 범죄의 기수에 이르렀더라도 전체적으로 침해상황이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당방위의 성립 요건으로서의 방어행위에는 순수한 수비적 방어뿐 아니라 적극적 반격을 포함하는 반격방어의 형태도 포함된다.”
—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6874 판결
이 사건은 노사갈등 중인 회사 대표가 사무실을 빠져나가며 바닥에 앉은 근로자의 옆구리를 걷어차고 허벅지를 밟은 뒤 다른 근로자의 어깨를 밀어 함께 넘어져 그를 깔고 앉게 되자, 피고인(근로자)이 대표의 어깨 쪽 옷을 잡고 흔든 사건입니다. 2심은 “대표의 가해행위가 이미 끝난 뒤”라며 정당방위를 부정했지만, 대법원은 좁은 공간에서 일련의 가해가 이어지던 상황이고 깔린 동료를 구하기 위해 옷을 잡아 올린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파기했습니다. 두 가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첫째, 한 번 맞은 뒤 상대가 손을 내렸더라도 다시 때릴 객관적 상황이면 침해는 계속 중입니다. 둘째, 방위는 막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격을 포함합니다. 다만 그 반격은 상당한 범위 안이어야 하고, 침해가 끝난 뒤의 반격은 보복입니다.
5. 상당한 이유 — 법원과 경찰이 보는 것
‘상당한 이유’는 방위행위가 침해에 비해 지나치지 않았는가의 문제입니다. 대법원 기준은 1번에서 본 대로 ①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② 침해의 방법, ③ 침해행위의 완급, ④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를 종합하는 것입니다. 맨손 폭행에 흉기로 대응하거나, 밀친 사람을 넘어뜨려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하거나, 도망칠 수 있는데도 계속 가격한 경우가 상당성을 넘는 전형입니다. 반대로 체격 차이가 크거나 상대가 여럿이거나 흉기를 들었다면 그에 비례한 강한 대응도 상당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2011년부터 ‘폭력사건 정당방위 처리지침’을 두고 쌍방폭행 사건을 심사합니다. 언론에 공개된 기준은 ① 상대방의 부당한 침해가 먼저 있을 것, ② 방위행위가 침해행위 종료 전에 일어날 것, ③ 방위행위가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일 것, ④ 먼저 도발하지 않을 것, ⑤ 방위 수단이 필요한 범위에 속할 것, ⑥ 방위행위로 침해되는 법익이 현저히 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법률이 아니라 수사 지침이고 모든 항목이 필수는 아니지만, 경찰 조사에서 정당방위 주장이 어떤 순서로 검토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조사 전 자기 사건을 이 여섯 항목에 대입해 보면 어느 지점이 약한지 알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였습니까? 되받아 쳤습니까, 뿌리쳤습니까? 영상이 있습니까?
선후·행위의 방향·영상·상처 네 가지만 말씀해 주시면 정당방위를 다툴 사건인지, 정당행위로 갈 사건인지, 쌍방으로 양형을 준비할 사건인지 바로 말씀드립니다.
의정부 변호사 전재욱 · 📞 031-836-2810
6. 과잉방위 — 감경·면제, 그리고 야간의 공포
방위행위이긴 한데 정도를 넘은 경우가 과잉방위입니다. 법원은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고(제21조 제2항), 그 초과가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이면 아예 처벌하지 않습니다(제3항). 밤에 술 취한 사람이 아내를 넘어뜨리고 돌로 때리려는 순간 발로 복부를 차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과잉방위에 해당하지만 “야간에 술이 취한 피해자의 불의의 행패와 폭행으로 인한 불안스러운 상태에서의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에 기인”한 것이라며 무죄를 유지했습니다(대법원 1974. 2. 26. 선고 73도2380 판결).
주의할 점은 2번에서 본 대로 싸움으로 평가되면 과잉방위도 없다는 것입니다. 과잉방위는 ‘방위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방위가 아니라 싸움이면 정도를 넘었는지 따질 단계에 가지 못합니다. 2000도228 사건에서 2심이 인정한 과잉방위를 대법원이 부정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과잉방위 주장은 “맞받아 싸운 것이 아니라 막다가 지나쳤다”는 사실관계 위에서만 설 수 있습니다.
7. 경찰 조사에서 정당방위를 인정받으려면
정당방위는 피의자가 주장하고 증거로 뒷받침해야 하는 사정입니다. 경찰은 양쪽 진술이 엇갈리면 양쪽을 입건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조사 전에 다음을 갖추어야 합니다.
- 영상 확보가 첫째 — CCTV·블랙박스·행인의 휴대전화 영상은 선후와 행위의 방향을 한 번에 보여줍니다. 식당·편의점·주차장 CCTV는 보존 기간이 짧으므로 사건 직후 보존 요청을 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확보합니다.
- 선후와 횟수 — 누가 먼저 유형력을 행사했는지, 상대의 공격이 몇 차례였는지, 내 행위가 몇 차례였는지. 상대 공격 3회에 내 행위 1회이면 저항이고, 반대면 싸움으로 읽힙니다.
- 행위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실 — 뒤로 물러섰는지, 뿌리치거나 밀어냈는지, 자리를 벗어나려 했는지, 112에 신고했는지,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2009도12958에서 피고인이 안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신고한 사실이 ‘벗어나려는 저항’을 뒷받침했습니다.
- 상처의 비교 — 양쪽 진단서와 사진. 상대의 상처가 ‘뿌리치다 넘어진’ 형태인지 ‘가격당한’ 형태인지, 내 상처가 선행 공격을 보여주는지.
- 진술의 일관성 — “저도 때렸습니다”와 “뿌리쳤습니다”는 법적으로 전혀 다른 진술입니다. 사실대로 하되, 행위를 묘사하는 단어를 정확히 고릅니다. 첫 진술에서 ‘맞받아 쳤다’고 하면 뒤집기 어렵습니다.
- 도발 여부 — 먼저 욕설이나 신체 접촉으로 도발했다면 경찰 지침 ④에 걸립니다. 있었다면 숨기지 말고 그 정도와 상대 공격의 비례를 설명합니다.
결과는 세 갈래입니다. 정당방위·정당행위가 인정되면 경찰 불송치(혐의없음)나 검찰 불기소, 인정되지 않으면 쌍방 입건 후 각자 폭행·상해로 처리되며, 그 사이에 ‘피해자에게도 범행 발생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양형 사유가 있습니다(8번).
8. 정당방위가 안 될 때 남는 길
- 정당행위(제20조) — 정당방위 요건이 부족해도 멱살 잡힌 손을 뿌리치거나 밀어내는 정도의 소극적 저항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번 판결이 정당행위와 정당방위를 함께 거론한 이유입니다.
- 과잉방위 — 방위행위이되 정도를 넘었다면 감경·면제, 야간의 공포 등이면 불처벌(6번).
- 양형 — 피해자의 책임 — 쌍방으로 처리되더라도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는 사정은 폭력범죄 양형기준에서 “피해자에게도 범행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경우”라는 특별감경인자이자 집행유예의 긍정 사유입니다. 선후 관계의 증거는 정당방위가 부정된 뒤에도 쓰입니다.
- 상대의 처벌불원 — 내 행위가 폭행에 그쳤다면 상대의 처벌불원으로 공소기각이 되고, 쌍방 사건에서는 서로 처벌불원하는 합의가 흔한 종결 방식입니다. 다만 상대에게 상해가 있으면 합의해도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은 상해죄 칼럼 4번과 같습니다.
✅ 한눈에 정리
- 요건: 현재의 부당한 침해 / 자기·타인의 법익 / 방위 의사 / 상당한 이유(제21조 제1항). 상당성은 법익의 종류·정도, 침해의 방법·완급, 방위로 침해될 법익을 종합(2013도2168).
- 싸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 되받아친 행위는 방어이자 공격 → 정당방위·과잉방위 모두 부정(2000도228, 2020도15812).
- 저항: 일방적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형력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 아닌 한 위법성 조각(2009도12958). 표지는 ‘공격 의사 vs 벗어나기’.
- 현재성: 침해 상황 종료 전까지, 추가 침해가 곧 발생할 객관적 사유가 있으면 계속. 방위에는 반격 포함(2020도6874). 끝난 뒤의 가격은 보복.
- 과잉방위: 감경·면제(제2항), 야간 등 불안한 상태의 공포·경악·흥분·당황이면 불처벌(제3항, 73도2380). 싸움이면 과잉방위도 없음.
- 조사: 영상·선후·횟수·행위의 방향(뿌리침·피함·신고)·상처 비교·진술 단어·도발 여부. 경찰 처리지침 6기준에 대입.
- 안 될 때: 정당행위(제20조), 과잉방위, 피해자 책임 특별감경, 처벌불원(폭행에 그친 경우).
자주 묻는 질문 (FAQ)
먼저 맞고 한 대 때렸습니다. 정당방위 아닌가요?
‘한 대 때렸다’가 상대를 향한 공격이었다면 대법원은 먼저 맞았더라도 싸움으로 보아 정당방위를 부정합니다(2000도228). 반면 그 ‘한 대’가 붙잡은 손을 뿌리치거나 밀어내 벗어나려는 것이었다면 저항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2009도12958). 같은 결과라도 행위의 방향이 다르고, 그것을 보여주는 것은 영상과 선후·횟수입니다.
상대가 맨손인데 제가 물건을 들었습니다. 무조건 안 되나요?
무조건은 아니지만 상당성에서 불리합니다. 상당한 이유는 침해의 정도·방법과 방위로 침해될 법익을 비교해 판단하므로, 맨손 폭행에 흉기로 대응하면 보통 상당성을 넘습니다. 다만 상대가 여럿이거나 체격 차이가 크거나 목을 조르는 등 생명에 위험이 있었다면 달리 볼 수 있고, 정도를 넘었더라도 야간의 공포·경악 때문이면 제21조 제3항으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건이 쓰이면 특수상해 문제가 함께 생기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때리고 돌아섰는데 쫓아가서 때렸습니다.
침해가 끝난 뒤의 가격은 방위가 아니라 보복이어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상대가 일시 멈췄더라도 추가 공격이 곧 발생할 객관적 사유가 있으면 침해가 계속 중이라고 보므로(2020도6874), ‘돌아섰다’가 공격 중단인지 다음 공격을 위한 동작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영상이 있으면 그 판단이 가능합니다.
가족이 맞는 것을 보고 상대를 때렸습니다. 제 정당방위도 되나요?
됩니다. 형법 제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를 포함하고, 대법원도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정당방위라고 합니다(2013도2168). 요건은 본인 방위와 같아서,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이었는지와 대응이 상당했는지로 판단됩니다.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입건했습니다. 이미 늦은 건가요?
아닙니다. 입건은 양쪽 진술이 엇갈릴 때의 기본 처리이고, 정당방위·정당행위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로 다투어 불송치(혐의없음)나 불기소로 끝날 수 있습니다. 영상·목격자·상처 비교·신고 기록을 갖추어 의견서로 제출하고, 진술에서 ‘맞받아 쳤다’가 아니라 실제 행위(뿌리침·밀어냄)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면 상대의 치료비도 물어주지 않나요?
형사에서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되면 민사에서도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없습니다. 다만 민사는 별도 재판이고 과실상계 등으로 달리 판단될 수 있으며, 상대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형사 수사 기록과 무죄·불기소 결정이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경찰관이 저를 체포하려 해서 뿌리쳤습니다. 공무집행방해인가요?
체포가 적법했다면 공무집행방해이고 정당방위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관이 현행범 체포 요건이나 고지 절차를 지키지 않고 실력으로 연행하려 한 경우 그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고, 그에 대한 저항은 정당방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2013도2168). 체포 당시 피의사실·체포 이유·변호인 선임권 고지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기준시점: 이 글은 2026년 11월 6일 현재 시행 중인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 글의 설명은 제도와 기준에 관한 것이지 결과의 예측이 아닙니다.
법령·판례 출처: 형법 제20조, 제21조, 제22조(2026. 10. 2. 시행) ·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도2168 판결 · 대법원 2000. 3. 28. 선고 2000도228 판결 · 대법원 2021. 5. 7. 선고 2020도15812 판결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2958 판결 ·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6874 판결 · 대법원 1974. 2. 26. 선고 73도2380 판결 · 경찰청 폭력사건 정당방위 처리지침 기준은 머니투데이 2016. 8. 10. 보도에 공개된 내용(2015. 10. 개정판)을 따른 것으로, 현행 지침의 세부 문구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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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는 ‘누가 먼저’가 아니라 ‘맞받아 쳤는가, 벗어나려 했는가’에서 갈립니다
영상·선후·행위의 방향·상처를 먼저 보고, 정당방위로 다툴 사건인지 양형으로 갈 사건인지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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